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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미국 오는 의원들 짜놓은 공식?…우편투표 요구에 뻔한 핑계만

화중지병 견이불식 빛 좋은 개살구. 내년 총선과 대선부터 실시되는 재외국민 선거에 따라붙는 수식어들이다. 재외국민에 대한 참정권 제한은 대한민국 헌법에 불합치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부분적이나마 국민의 기본권인 투표권이 회복됐지만 재외국민의 실질적인 투표권 행사는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현행법 아래에서 미국에 살고 있는 한국 국적자는 한국의 98배에 해당하는 면적에 설치된 10개 공관에서만 유권자 등록과 투표를 할 수 있다. 공관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은 사실상 투표권 행사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 국회의원들의 미국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소속 정당이나 개인 후원 모임을 결성하거나 동포간담회를 통해 한인들의 표심을 읽기 위해서다. 지난 23일 LA 한인타운에서 열렸던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이하 정개특위) 동포간담회도 그중 하나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인들은 우편등록과 우편투표 순회투표소 설치 등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자신들의 경험과 상황을 설명하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경재 정개특위 위원장이나 김정훈 정개특위 공직선거관계법심사 소위원장 김혜성 정당.정치자금법심사 소위 위원이 내뱉은 말들은 원론적인 수준을 넘지 않아 참석자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줬다. 너무나 뻔한 이야기에 전개방식도 천편일률적이어서 재외국민 참정권과 관련해 이미 짜인 '공식'이 있는 것이 아닌가 여겨질 정도였다. "소속 정당과 내가 참정권 통과를 위해 애썼고 재외동포의 권익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러분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 등등. 우편투표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선거의 '공정성'과 '편의성'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국내(한국)와의 형평성 문제가 있다 부정투표의 여지가 많다 선거결과가 왜곡될 우려가 있다 납세 및 병역의무에서 벗어난 재외국민에게 투표권을 준 것도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는 식의 논리를 전개한다.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선관위가 보여주는 모습도 크게 다를 바 없다. 헌법이 규정한 독립기관으로서의 활동을 다하기보다는 정치권의 눈치만 살피는 형국이다. 우편투표 등과 관련 국회의원들은 시행기관인 선관위가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고 선관위는 자신들은 법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이 결단을 내려 법을 개정하면 되는 문제라고 발을 뺀다. 재외선거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정치권과 선관위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은 이해한다. 그러나 변화에 대한 불안 때문에 재외국민 선거의 편의성을 제한하는 것은 직무유기와 다를 바 없다. 공정성을 최대한 확보하면서 편의성을 확대하는 방안으로 서둘러 재외국민 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 립서비스를 위해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지 말고 진정한 공복의 자세로 재외국민선거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힘써주길 한인들은 기대하고 있다.

2011-05-24

[취재일기] 체질개선 필요한 한인상의

지난 17일 열린 LA한인상공회의소(이하 상의) 정기 이사회에서는 에드워드 구 차기회장의 회장 당선이 공식 확정되고 이사들이 이를 박수로 반기면서 표면적으로 순조롭게 시작됐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도 잠시. 곧 이어 구 차기회장의 불만이 터져나오면서 이날 회의 분위기는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구 차기회장은 '업무 인수인계에 현 회장단이 딴지를 걸고 있다'며 몇가지 사항을 요구했고 김춘식 회장은 '원칙을 지키자는 의미'라고 맞섰다. 이날 모습은 상의가 안고 있는 원론적인 문제를 그대로 표출했다. LA 한인상의의 정체성은 애매하다. 상공인들의 권익을 대표하는 단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고 봉사단체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약하다. 그렇다고 상공인들의 연합체도 아니다. 상의는 성장을 거듭했지만 여전히 어정쩡한 상태다. 이렇다 보니 많은 문제점이 잉태된다. 가장 근본적인 것은 역시 '돈'이다. 상의 재정은 크게 두 가지로 충당이 된다. 첫번째는 회장단 및 이사장단이 내는 공탁금과 이사들의 이사회비다. 두번째는 각종 행사를 통한 수익금인데 상의 행사는 신.구회장 이.취임식과 매년 봄에 열리는 '상공인의 밤' 행사가 대표적이다. 이런 사정이기에 상의 재정은 뻔하다. 지금까지는 회장이 모자라는 자금을 보충하는 식이었지만 이런 식으로는 조직이 운영될 수 없다. 이쯤에서 상의는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그러자면 우선 단체 성격을 명확히 해야 한다. 주류사회의 상공회의소는 일종의 로비 단체의 성격을 띤다. 상공인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목소리를 정치권에 전달한다. 그러기에 회원들도 기꺼이 회비를 내고 가입한다. 회장도 CEO 개념이다. CEO다 보니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뛴다. 상의가 꼭 이런 모습이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우선 재정 확립부터 이뤄져야 한다. 그러자면 조직 자체도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 또한 이사들만의 단체가 아닌 실질적인 회원을 가진 조직이 돼야 한다. 회원이 없는 단체가 과연 대표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상의는 이제 새로운 회장단을 맞는다. 체질 개선을 통해 명실상부 한인 사회를 대표하는 경제 단체로 거듭날 상의를 기대해본다.

2011-05-19

[취재일기] 늦어진 주총…한인은행의 현주소

보통 5월이 되면 한인은행가는 연례 주주총회 시즌에 돌입한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5월 하순 경이다. 2007년만 봐도 남가주 일대에 본점을 둔 12개 은행 가운데 8개 은행이 이 기간에 주총을 치뤘다. 그래서 보통 5월 하순을 은행가에서는 '주총 시즌'이라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2007년 미래은행은 가장 늦은 9월17일에 주총을 열었다. 미래 주총은 일부 주주들이 1년새 부실대출이 250% 늘었다며 경영진과 이사진의 책임론을 거론했고 한 주주는 자신이 이사가 되겠다며 표대결까지 벌이는 해프닝도 있었다. 그로부터 1년 반 정도가 지난 뒤 이 은행은 폐쇄됐다. 결과론적일지 몰라도 주총을 늦게 열 만한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이제는 5월 하순을 '주총 시즌'이라 부르기는 어려울 듯 하다. 10개 은행 가운데 윌셔 새한 US메트로 등 3곳만이 '시즌' 중에 주총을 열 뿐이다.〈표 참조> 나라와 중앙은 합병 문제가 있고 한미는 우리금융과의 관계를 이어갈 지 증자는 할 것인지 등의 이슈가 있다. 태평양은 지난 해 가을과 올 4월의 증자 등으로 주주 구성을 비롯한 여러 면에서 변화가 많았고 커먼웰스는 불과 한달여 전에 행장 교체가 있었다. 윌셔도 지난 11일 증자를 마무리짓지 못했다면 주총 일정을 뒤로 미뤄야 했을테다. 한미를 보면 2007년 5월23일 2009년 5월27일이었다가 작년은 7월28일이었는데 5월 말에 우리금융과 계약을 맺고 7월 초에 1억2000만달러 증자를 끝낸 뒤에야 주주들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새한도 마찬가지다. 작년 3월 극적으로 6060만달러 증자에 성공하고 이사진 구성에 진통을 겪다가 10월28일에야 주총을 열었다. 올해는 5월25일이다. 주총은 이전 1년간의 경영 실적을 주주들에 알리고 이사진이나 인수합병과 같은 중요한 이슈에 대한 허락을 받는 자리이다. 사전적 의미로 '주주에 의해 구성되는 주식회사 내부의 최고 의사 결정 기관'이다. 그렇다면 주총이 너무 늦게 열리면 이날 주주들에 제공되는 2010년도 연례보고서는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꼭 언제 주총을 열라는 법은 없다. 늦춰지는 이유도 있고 그럴 수 밖에 없을 수도 있다. 누구에게나 사정은 있는 법이니까. 다만 늦어진 주총 일정이 한인은행가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할 뿐이다.

2011-05-17

[취재일기] 자바시장 줄잇는 강·절도 사건, "피해 한인들 제발 신고하세요"

지난 4월 중순 한인의류협회는 LA다운타운에 있는 관할 경찰서 두 곳을 방문했다. 강도 및 절도 사건 피해가 끊이질 않으니 방범 활동을 강화해 달라는 요청을 하기 위함이었다. 지난 3 4월 두 달 동안 언론을 통해 알려진 자바시장의 강.절도 사건만 해도 4번에 걸쳐 피해액이 약 8만 달러나 됐다. 크리스토퍼 김 회장과 이윤세 이사장 등 협회 임원 5~6명은 점심 시간에 맞춰 뉴튼과 센트럴 경찰서를 찾아 식사대접도 하고 관내 불우 학생을 돕기 위한 장학금도 1000달러씩 전달했다. 뉴튼과 센트럴 경찰서 측에서는 전에 없던 일이라며 고마워 했다. 뉴튼 경찰서의 로버트 로페스 서장은 "우리 경찰서와 이런 우호적인 파트너십을 만든 건 한인이 처음"이라는 말까지 했다. 그런데 정작 협회 임원들은 최근의 강.절도 사건을 언급하며 방범 활동 강화를 요청하면서 당혹감을 느꼈다고 한다. 경찰서에 한인 의류상과 관련해 접수된 사고 리포트가 전혀 없다는 답을 들었기 때문이다. 협회 임원들은 부랴부랴 최근 신문들을 조회해 사고 내용을 알려 주고 순찰 강화를 요청했다지만 황당한 일이었다. 물론 사고 자체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문제는 사고를 당한 한인 상인들이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대해 LAPD의 그레고릭 백 공보관은 "한인들은 피해가 작으면 그냥 덮으려고 하는 데 사실 경찰에 알리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백 공보관은 "혹시 신고를 했다가 법원 출두 등 번거로운 일이 생길 수도 있지만 그런 신고가 쌓이면 경찰에서도 무시할 수 없게 된다. 경찰서를 방문해 식사 대접을 하는 것보다 신고를 철저히 하는 게 방범 강화를 위해서는 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방범 강화 요청을 위해 두 번이나 경찰서를 방문을 했던 협회 임원들은 요즘 이런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제발 좀 경찰에 신고 좀 해 주세요."

2011-05-10

[취재일기] 중의사 명칭변경 막은 '단합의 힘'

상대는 캘리포니아 주 의회. 목표는 한의학이라 불리는 동양의학(Asian Medicine)을 중국의학(Chinese Medicine)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을 막는 것. '저지 작전'은 2개월 정도가 소요됐고 통쾌하게 성공했다. 임무를 수행한 가주한의사협회 등 한인 커뮤니티는 '파워'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조직력과 결속력 악착같은 대응이 '무기'였다. 중국계 릴랜드 이 주 상원의원은 지난 2월 가주 한의사 공식 면허 명칭을 현재 '침구사 면허(Licensed Acupuncturist)'에서 '중의사(Doctor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으로 변경하자는 개정안을 상정했다. 가주한의사협회는 곧바로 회원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법안 반대 서명지를 개인별로 관련 위원회 소속 의원 9명 사무실마다 보냈다. 또 샌프란시스코 지역 한인회 등과 연계해 이 지역을 관할하는 릴랜드 이 의원 사무실에 한인 커뮤니티의 반대 목소리를 전달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의사협 임원진은 새크라멘토로 올라가 릴랜드 이 의원을 직접 만나 재차 반대 의견을 전했고 로비스트를 고용했다. 한국어 시험이 중국어로 잘못 출제된 가주 한의사면허 시험 사태를 계기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사태 해결 촉구와 함께 중의사로의 명칭 변경을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남가주에서 전개하며 측면 지원했다. 한의사협 임원진은 2일 새크라멘토에서 열린 위원회 공청회에 참석하기 위해 새벽부터 비행기를 타고 올라가 반대 증언을 했다. 주력진과 측면 지원팀의 지칠 줄 모르는 공격은 결국 빛을 발했다. 그날 공청회에서 릴랜드 이 의원으로부터 중의사로의 명칭 변경에 대한 내용을 삭제한다는 답을 얻어냈다. 한인 커뮤니티의 일사불란한 결속력도 크게 작용했다. 한의사협회 혼자만으로는 힘들었을 수도 있다. 한미연합회(KAC).유학생센터.한인타운노동연대.한인변호사협회.한인커뮤니티변호사협회.한인타운청소년회관.한인기독교커뮤니티개발협회.아태법률센터.아태여성보호센터 등 무려 9개 단체가 똘똘 뭉쳤다. 여기에 한인 대학생들도 나섰다. UCLA 한인 학생회(UKV)는 3일 캠퍼스 내에서 서명운동을 펼쳐 200여 명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업계 관련 단체는 물론 한인 뿐만 아니라 아태계 비영리 단체 학생들까지 모든 커뮤니티 멤버가 함께 한 것이다. 또 한인 커뮤니티에서 나아가 아태계의 관심과 동참까지 얻어냈다. 그 점성(粘性)은 한인 커뮤니티가 중국계 커뮤니티에 밀릴 수 없다는 자존심이었다. 뭉치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2011-05-03

[취재일기] 뿌리는 같은데…요식업 단체는 3개

'식도락(食道樂)'이라는 말처럼 음식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삶의 요소다. 물론 먹어야 살 수 있다는 본능은 두말 할 여지도 없다. 하지만 이렇게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음식 문화를 이끌어가는 음식점 대표들이 모인 단체들의 행보가 결코 즐거워 보이지는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음식업'이라는 동일한 기반을 두고 3개의 단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요식업협회 한식세계화추진위원회 그리고 새롭게 탄생한 남가주 한인음식업 연합회(KAFRA)다. KAFRA는 26일 20여 한인 음식점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발족했다. KAFRA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일하는 단체가 되겠다"며 한인들이 운영하는 음식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도록 서로 도와 나가겠다고 했다. 또 고객들이 믿고 올 수 있는 음식점이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도 했다. 취지도 좋고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서도 기대가 된다. 하지만 그 시작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성격이 비슷한 기존의 단체(요식업협회)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요식업협회가 지금까지 활동도 미미했고 제 역할을 못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새 단체의 출범에 앞서 한 단체로의 업그레이드를 추구했던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3개 단체가 경쟁하는 모양새가 됐다. 음식업 단체가 3개나 생긴 것은 한식에 대한 위상과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 것이다. 또 한인들이 경영하는 음식 비즈니스들의 발전에 따른 성장통일 수도 있다. 남가주에만 1000여개가 넘는 음식관련 업체들이 있다고 한다. 요즘 이들 업소는 패티오 금연법이나 푸드 핸들러 등 달라진 규정에 대처하기에도 분주하다. 그렇다면 이들 단체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분명해진다. 같은 뿌리라고 했다. 뿌리가 갈라지고도 잘 자랄 수 있을지에 대한 답도 명확해 보인다.

2011-04-27

[취재일기] '봉제공 출신' 김문수 지사의 '꼼꼼한' 훈수

"봉제는 절대적으로 노동력이 중요합니다. 그냥 막 추진해서 될 일이 아닙니다." 한인 의류협회와 경기도 북미사무소가 야심차게 추진하던 동두천 봉제단지 조성이 '봉제공' 출신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깐깐한 한 마디에 살짝 제동이 걸렸다. 지난 22일 LA페이스에서 열린 경기섬유마케팅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김 지사는 행사를 마친 뒤 의류협회 사무실에 들러 커피타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경기 북미사무소의 이태목 소장은 김 지사에게 봉제단지 조성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경기도로선 미주한인 투자를 유치와 일자리 창출 효과를 자바 의류상은 중국보다 기술력이 뛰어나고 수입 절차도 간편한 한국에서 제품을 생산하게 게 득이 되는 사업이다. 당연히 '좋은 아이디어'라는 격려성 말이 나올 법 했다. 그러나 김 지사는 "지금 한국도 봉제할 만한 인력은 다 외국으로 나가서 구하기 어렵습니다. 봉제단지 조성은 좋은 데 그에 필요한 인력을 어떻게 조달할 지 등의 꼼꼼한 검토가 우선돼야 합니다"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이제 한국은 봉제를 해도 고급화 쪽으로 가야 합니다"라고 말한 김 지사는 "제가 봉제 쪽은 경험이 좀 있지 않습니까. 미싱부터 시아게(마무리)까지"라고 말해 주위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 지사는 1974년 서울대 재학시절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제적된 후 청계천 피복공장에 취업해 노동운동을 한 경험이 있다. '봉제공 출신' 지사의 날카로운 지적이었다. 김 지사가 지적한 봉제인력 수급 방안을 놓고 동두천 일대에 거주하는 동남아 출신 외국인 노동자나 일거리를 찾는 가정주부 혹은 교도소 재소자 심지어 중국의 조선족이나 북한 개성공단 주민들을 활용하자는 의견까지 쏟아졌다. 하지만 김 지사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봉제 물량을 해낼 만큼 그렇게 많지도 않고 재소자들은 가만히 있어도 국가에서 밥 먹여 주는 데 봉제를 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선족들도 3D 업종인 봉제 노동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며 개성공단 인력은 남북통일이나 된 다음 일이니 말을 꺼낼 이유도 안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지사는 봉제 인력 부족 문제를 지적했지만 실은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려면 실무자들의 꼼꼼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실제로 김 지사는 단지조성 추진에 공무원들이 앞장서지 말고 봉제공장 운영 경험이 있는 실무자들이 머리를 맞댈 것을 주문했다. 김 지사는 "공무원들은 법조문은 잘 파악하겠지만 다른 일은 잘 모릅니다. 실무자가 주도하는 TF팀을 꾸려 추진하는 게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2011-04-25

[취재일기] 한인사회 "We can do it"…다음은 타운 선거구 단일화다

지난달 24일 LA커뮤니티재개발국(CRA/LA)의 커뮤니티자문위원회(CAC) 회의에 LA한인타운 윌셔와 버몬트 주상복합 건물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위해 참석한 JH스나이더 그룹의 제리 스나이더 회장은 강경했다. 주민들은 저소득층 주거공간과 커뮤니티센터 등 기업이익의 지역사회 환원을 요구했지만 그는 윌셔와 버몬트 프로젝트의 일자리 창출 및 타운 경제 개발 효과 외에 다른 커뮤니티 혜택을 제공할 의사가 없어보였다. JH스나이더는 이 프로젝트에 대해 CRA/LA에 공공기금 지원을 신청했다. 하지만 한인 커뮤니티는 포기하지 않았다. 한인타운노동연대(KIWA)와 코리아타운 아트&레크리에이션 센터(K-ARC) 관계자들은 꾸준히 CRA/LA와 허브 웨슨 시의원을 비롯한 정치인을 만나 커뮤니티의 요구를 전달했다. 그리고 강경했던 스나이더 회장은 CRA/LA 위원회 공청회 전날인 20일 밤 한인 커뮤니티 관계자들과 가진 비공개 회동에서 저소득층 96 유닛 건립과 커뮤니티센터 100만 달러 기부는 물론 커뮤니티센터의 기금모금과 설계.건축까지 지원한다고 약속했다. JH스나이더 그룹 입장에서는 쉽게 얻을 수도 있었던 공공기금 지원이 한인 커뮤니티의 반대로 계획을 수정하면서까지 진행해야 하는 어려운 프로젝트가 된 셈이다. 크리스틴 에셀 CRA/LA 최고경영자(CEO)는 "20년 동안 CRA에서 일했지만 이같은 커뮤니티 지지는 본 적이 없다"며 "특별한 경험"이라고 했다. 한인 커뮤니티의 정치력 신장의 필요성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온 이슈다. 4.29 폭동에서 피해를 입고도 어디 찾아가서 하소연하고 보상을 요구할 수도 없었던 1992년 이후 20년이 지났다. 그리고 한인 커뮤니티는 이제 타운이 포함된 윌셔센터/코리아타운과 미드윌셔 재개발 프로젝트의 통합을 막아냈고 타운홀 미팅에는 2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주 정부 적자로 인한 CRA 폐지가 불거지자 이를 반대하는 4만 명의 서명을 받아냈다. 윌셔와 호바트에 공원 조성과 커뮤니티센터 건립을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다. 윌셔와 호바트 부지를 CRA/LA가 매입하는 안건은 5월 19일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공원과 커뮤니티센터를 바라는 한인 커뮤니티의 바람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다. 다음 단계는 선거구 재조정 참여다. 이렇게 한걸음씩 나아가는 것이 이렇게 한 단계씩 밟는 것이 한인 커뮤니티의 정치력이 될 것이다.

2011-04-22

[취재일기] 왔다가 간 돈…이보다 창피할 순 없다

올해 초 노인 및 커뮤니티 센터 관련 기사를 쓸 때다. 한 교회가 기자에게 문의를 했다. 어르신들을 위해 무료 점심을 대접하고 싶은데 노인센터가 적합할 것 같다며 언제쯤 문을 여는 지 알려 달라고 했다. 또 다른 한인 단체장은 외로운 남녀 노인들의 만남자리로 노인센터가 좋을 것 같은데 개관 날짜가 언제냐고 물었다. 하지만 노인센터는 한인들의 바람과는 정반대로 개관식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2일 노인센터측과 한인회측이 극적으로 합의해 LA커뮤니티재개발국(CRA/LA)으로부터 190만 달러 자금 확보를 이끌어 낼 때까지만 해도 느낌은 좋았다. 그러나 한달하고도 12일이 지났는데 여전히 시로부터 돈도 받질 못하고 개관 소식도 없다. CRA의 자금을 집행하는 에스크로 회사가 보낸 서류에 서명을 하지 않아 돈이 지급되질 않고 있는 것이다. 돈 받을 사람들이 서명을 안 하니까 1차 지급분 90만 달러는 이번 주 다시 CRA로 돌아갔다. 기가 막히고 창피하고 분통이 터진다. 한인회나 노인센터 이사회 양측 주장도 좋지만 한인사회의 대표라면 실익도 챙겨야 한다. 한인회는 한인이 있어서 존재하고 한인을 위해 존립한다. 노인센터는 노인이 있어서 존재하고 노인을 위해 존립한다. 공통점은 한인노인의 복지 향상이 그들의 주된 업무다. 우리 어르신들의 사랑방 하나 열어주자는데 그 것도 시가 돈을 제공한다는데 이렇게 복잡하고 지루한 싸움을 벌여야 하는가. 이런 한심한 상황까지 몰릴 정도로 우리 사회의 리더십은 없단 말인가. 이제라도 양측이 조금씩 양보했으면.

2011-04-14

[취재 일기] '패티오 금연' 정보 얻기 힘드네

지난 8일 LA시의 '패티오 흡연' 단속이 시작되면서 독자와 업주들의 문의가 이어졌다. 애매한 규정들 때문이었다. '적발되면 벌금이 최대 500달러라고 하는데 어떤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냐' '패티오 내부 뿐 아니라 반경 10피트 이내에선 흡연이 금지된다고 하는데 음식점 입구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되느냐'…. LA시가 '패티오 금연' 홍보를 위해 개설한 웹사이트인 'FreshAir DiningLA.com'을 살펴봤다. 이 웹사이트에는 업주들과 손님들이 알아야 할 정보와 안내 표지판 규격 등에 대한 설명이 전부였다. '애매한 상황'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뿐만 아니라 문의를 할 수 있는 담당자나 담당부서의 연락처도 없다. LA시가 운영하는 행정 안내 전화인 '311 전화 서비스'를 이용해 봤다. 이 전화 또한 곧바로 연결되는 일은 드물다. 어렵게 연결된 안내원에게 패티오 금연 법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고 물었다. 그런데 안내원이 안내해 주는 '담당부서'는 시간에 따라 달랐다. 한번은 소방국으로 또 한번은 LA시검찰로 전화가 연결됐다. 이 마저도 대부분이 '메시지를 남기면 바로 연락 주겠다'는 음성메시지 함으로 연결됐다. 메시지를 남기고 연락을 기다렸지만 좀처럼 연락은 오지 않았다. LA카운티는 보건국 등의 부서에 메세지를 남기면 적어도 다음 날이면 연락이 오지만 LA시는 그렇지가 않았다. 시민들이 LA시정부의 문턱이 높다고 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LA시 공무원들이 예산 삭감 인원 감축 등의 어려움 속에서 일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 한다. 하지만 LA시가 야심차게 준비한 패티오 금연 단속조차 직원들의 관련 정보 숙지가 부족하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2011-03-15

[취재 일기] 한국 달려간 축제재단 '참 축제' 보인다

잡음 속에 어려움을 겪었던 LA한인축제재단이 정상궤도에 돌입했다. 9일 열린 축제재단 정기이사회는 재단의 정상화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 날의 주된 안건은 지난 2월 중순 10일간의 일정으로 한국의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을 만나고 온 배무한 회장의 방문 결과 보고였다. 배 회장은 시종일관 힘과 자신감이 넘쳤다. 발로 뛰고 직접 성과를 거둔 이유다. 그간 축제재단의 한국 지자체.기업 참가 및 투자 유치는 한국의 업체를 통해 이뤄졌다. 때문에 양측의 상황이 정확히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더군다나 중간역할을 한 업체와 수익을 나누는 것은 가뜩이나 재정상황이 좋지 않은 축제재단에 큰 부담이 됐다. 이번에야 비로소 직접 거래를 튼 것이다. 한국 방문에서 거둔 실적은 적지 않다. 하루에 3개 도시를 방문하는 강행군을 통해 정.관계 및 지자체 주요 인사들과의 만남을 갖고 이들로부터 축제 참가와 지원을 약속 받았다. 그 결과 축제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농수산 엑스포의 규모는 지난 해 보다 30% 이상 커질 전망이다. 또한 많은 한국의 저명 인사들이 축제 현장을 찾게 됐다. 지난 해 지적됐던 '한국 전통문화 콘텐츠가 부족했다'는 점도 이번 방문을 통해 해법을 찾았다. 중요무형문화재 97호 양길순 교수를 포함해 전통예술단 도예가 등을 섭외 한국문화 체험 기회를 크게 늘릴 계획이다. 무엇보다 이번 방문의 가장 큰 성과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축제를 지탱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새롭게 출발한 현 이사회가 최근 보여준 모습은 올해 축제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한인사회 모두가 '진짜 축제'로 즐길 수 있는 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사진은 뜨거운 열정 속에 세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2011-03-10

[취재 일기] 인생에 쉼표를 찍어야 하는 이유

"젊은이들이여! 무엇을 위해 사는가. 앞만 보고 달리는 인생에 브레이크를 밟아라." 2일 UCLA에서 열린 평화봉사단(Peace Corps) 설립 50주년 기념행사장. 세월이 흘러 머리가 희끗희끗해진 봉사단원부터 UCLA 재학생 등 1200여 명이 모인 이날 행사에서 사회자로 나선 크리스 메튜(MSNBC 시사토크쇼 '하드볼' 진행자)가 시작과 함께 던진 한마디다. 크리스 메튜는 부와 성공만을 좇아가기 쉬운 젊은 세대에게 인생의 가치있는 '쉼표'가 무엇인지를 역설했다. 학생들은 숨을 죽이고 인생 선배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었다. 평화봉사단이 설립되고 나서 지금까지 20만 명의 젊은이들이 그렇게 잠시 쉼표를 찍었다. 현재 전세계 77개국에 흩어져 활동중인 평화봉사단원(총 8655명)들의 평균 연령은 '28세'다. 대부분이 1980년 전후 세대다. 같은 세대의 한인들은 '평화봉사단'이란 이름이 다소 생소할 수 있다. 한국은 1981년까지만 평화봉사단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런 시절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한국은 빠르게 발전했다. 하지만 평화봉사단이 추구하는 가치는 변하지 않고 반세기 넘게 이어지며 젊은이들의 마음에 아직도 전해지고 있었다. 오는 28일 평화봉사단원이 되어 불가리아로 봉사활동을 떠나게 되는 한인 수지 노(32)씨〈본지 3월4일자 A-9면>를 취재하며 그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50주년 행사가 끝나고 건너편 도서관에서는 '평화봉사단 사진 전시회'가 열렸다. 흑백사진들 앞에서는 재학생들과 젊은 시절 평화봉사단에게서 활동했던 단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전시된 수많은 사진들 앞에서 학생들은 무엇을 봤을까. 흙먼지가 날리는 가운데 허름한 옷차림의 이름 모를 젊은이는 사진 속에서 아이들을 안은 채 웃고 있었다. 비록 평화봉사단이 미국의 봉사단체이지만 그들이 말하는 가치는 국경과 세대를 넘어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설립 50주년을 맞은 평화봉사단은 요즘 세대에게 '성공의 가치'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다.

2011-03-04

[취재 일기] 허탈하네…'태권도 수업' 차질 부른 예산배정 해법 없나

"앞으로 보다 많은 학교에서 태권도를 정규과목으로 채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해 7월26일 '미국 공립학교 태권도 진출 축하행사' 보도자료에 나온 LA한국문화원 김재원 원장의 웅대한 포부다. 코헹가 초등학교에서 열린 축하행사에는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석했고 한국의 무주군청 청소년 태권도 시범단까지 초청돼 명품 시범을 선보였다. 이렇게 LA지역 8개 초.중.고교의 태권도 수업은 큰 기대속에 시작됐다. 한 학기동안 8개 학교 442명의 학생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태권정신을 배워 나갔다. 더불어 한국의 예의범절도 알아갔다. 학생들 가운데 80% 이상이 타인종이었다. 그러나 태권함성이 울려 퍼졌던 학교들에선 더 이상 우렁찬 기합소리를 들을 수 없다. 이번 학기엔 태권도 수업이 진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문화원이 언론 홍보 생색내기를 위한 일회성 깜짝쇼를 펼친 것은 아니다. 문화원 측은 오는 가을학기에 다시 태권도 수업을 지원한다고 밝혔으니 말이다. 하지만 어찌됐건 아쉬움이 크다. 아이들이 막 태권도의 참맛을 알아가고 재미를 붙일때 쯤 쉬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는 예산 배정 시기에서 비롯된다. 한국 정부에선 보통 심의를 거쳐 3월 중순 이후에나 태권도 수업을 위한 예산이 지급된다. 결국 미국서 봄 학기에 태권도 수업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번 가을학기에 태권도 수업이 재개된다 해도 내년 봄 학기엔 학생들은 또 쉴 수 밖에 없다. 이번의 경우는 한국과 다른 미국 교육시스템(학기)을 생각하지 않아 발생했다. 그 차이를 인식하지 못해 한국을 대표하는 10대 문화상징인 태권도가 갈팡질팡하는 셈이다. 다시 미국 학교에서 태권도 함성이 울리게 하려면 한국 정부와 담당 부처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2011-03-03

[취재 일기] 서프라이즈…한인 4만명 서명지 보고 CRA 감탄 연발

2일 커뮤니티 재개발국(CRA)의 폐지를 반대하는 지지 서명 캠페인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니 테이블 위에 4만 명의 서명이 담겼다는 종이 뭉치 네 덩이가 올려져있다. LA한인타운 말고도 다른 지역 사무실에서 온 CRA/LA 스태프 중 한 명은 이 종이 뭉치 높이를 자로 재보더니 사진을 찍는다. 기자회견 시작은 다소 지연된다. CRA/LA 커미셔너 위원회 위원장이 도착하지 않아서다. 그는 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곧바로 기자회견장으로 오는 길이라 했다. 하지만 회견장인 재미한인자원봉사자협회(PAVA) 주소를 잘못알아 길을 헤매고 있다 했다. 회견 중 CRA/LA 관계자들은 "우리(CRA와 한인 커뮤니티)는 파트너"를 강조한다. "믿을 수 없는 지지" "경이로운 결과" 등의 표현을 쏟아낸다. 사실 한인 커뮤니티는 CRA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CRA도 한인 커뮤니티를 잘 알지 못했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한인 커뮤니티와 CRA는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타운이 포함된 윌셔센터/코리아타운과 미드시티 재개발 프로젝트의 통합 추진과 관련해 연락을 취한 2009년 초 CRA 스태프는 차가웠다. 전화를 달라는 메시지에 콜백은 없었고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이메일은 확인만 했을 뿐 답메일은 오지 않았다. 이제는 다르다. CRA 스태프들은 200명이 넘게 참석한 타운홀미팅에서 "인상 깊다" "놀랍다"고 했다. 프로젝트 계획 수정을 위한 공청회에 한인들의 참석을 당부하고 한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CRA는 각 지역 재개발을 지원하는 정부 기관이다. 한인 커뮤니티는 CRA 기금 활용에 눈을 뜨고 CRA 존속을 지지하는 과정에서 타운 재개발 뿐만 아니라 CRA와의 관계도 재개발하고 있다. 우리 스스로를 재개발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는 통합을 막아냈고 4만 명의 서명을 모았다. 그 한인 커뮤니티의 힘에 CRA가 놀라고 있다. 그 힘이 제대로 지속적으로 활용돼야겠다.

2011-03-03

[취재 일기] 왜 이러나…한인단체에 보조금 삭감은 '미주 대접' 말 뿐?

재외동포재단이 이상한 셈법을 하고 있다. 91만명에게 10억원을 주고 581만명에게는 3억원을 나눠줬다. 재외동포재단은 매년 전 세계 동포단체에 대해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 올해는 전체 예산중 이 보조금으로 약 13억원이 책정됐다. 그런데 이 가운데 10억원을 재일민단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재외동포재단이 운영중인 코리안네트(KoreanNet)에 올라 있는 2009년도 기준 자료를 보면 일본에는 91만2655명의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전 세계에 거주하는 한인(재외동포)은 682만2606명. 따라서 91만명에게 10억원을 떼어주고 나머지 3억원으로 약 581만명을 위한 단체 활동을 지원하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LA총영사관 관할지역 한인단체 지원 보조금은 지난해보다 70%나 삭감됐다. 정부가 내년 재외선거를 앞두고 재일민단의 눈치를 봤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그렇다면 더더욱 말이 안 된다.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투표할 수 있는 재외국민은 일본에서 59만명 일본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약 228만명이다. 미국만 해도 210만명 이상의 한인이 거주하고 이 가운데 투표권이 있는 재외국민 수는 110만명에 달한다. 그런데 미국내 한인단체들은 남은 3억원을 다 받는 것도 아니고 이를 다른 나라 한인단체들과 쪼개어 나눠받고 있는 처량한(?)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전체 한인수가 더 많은 것도 유권자가 더 많은 것도 아닌데 전체 보조금의 75% 이상을 재일민단에 차별적으로 제공하는 이유를 동포재단은 분명히 밝혀야 한다. 일본민단은 다른 지역과 달리 민단이 거의 유일한 한인 조직으로 여기에 잘못보이면 표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이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비정상적인 보조금 배분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재외동포재단은 어느 특정 지역이나 특정 단체를 위한 조직이 아니다. 지금까지 어떤 기준으로 단체를 선정하고 지원금 액수를 배분했는지 해외동포들은 알고 싶다.

2011-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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